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걷힌 제주 곳곳에서 강한 비바람이 할퀸 상처들이 드러나고 있다.

기상청은 20일 낮 12시30분을 기해 제주도 산지의 태풍경보를 호우경보와 강풍주의보로, 제주도 북부의 호우경보를 강풍주의보로 변경했다. 추자도와 제주도 남부·동부·서부의 태풍경보는 전면 해제했다.

기상청은 또 제주도 앞바다와 제주도 남쪽 먼 바다의 태풍경보는 각각 풍랑주의보와 풍랑경보로 변경했다.

19일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도내 지점별 누적 강수량을 보면 산지의 경우 삼각봉 1029.5㎜, 윗세오름 948.0㎜, 사제비 867.5㎜가 기록됐다. 나머지는 제주(북부) 209.8㎜, 성산(동부) 292.3㎜, 서귀포(남부) 170.9㎜, 고산(서부) 84.4㎜ 등이다.

전날에는 7월 중 역대 하루 강수량 기록이 경신되기도 했다.

성산지점(동부·서귀포시 성산읍)에는 7월 중 성산지점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하루 강수량인 262.7㎜, 제주지점(북부·제주시 건입동)에는 7월 중 제주지점에서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하루 강수량인 187.7㎜이 쏟아졌다.

이처럼 이틀간 제주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전날부터 이날 낮 12시 기준 현재까지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접수된 피해건수는 도로 침수 11건, 주택 침수 19건, 도로 파손 3건, 하수 역류 6건, 배수 지원 6건, 기타 48건 총 93건이다.

이날 오전 4시41분쯤 제주시 오라2동 방선문 계곡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져 안전 조치가 취해졌고, 이날 오전 3시48분에는 제주시 화북1동 화북포구에서 선박 한 척이 침수돼 배수 지원이 이뤄졌다.

전날 제주시 연동과 건입동에서는 하수 역류로 맨홀이 유실되는가 하면 제주시 삼양2동과 서귀포시 성산읍 등 18곳에서는 신호등이 고장나기도 했다.

전날 오후 1시8분쯤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 인근 평화로에서 김모씨(50)가 몰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연석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서귀포 성산읍 난산리의 감귤 비닐하우스 923㎡(1개 농가)와 안덕면 상창리의 콩밭 5319㎡(1개 농가)가 침수되는 등 향후 농작물 피해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여객선 운항도 이틀째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전날 오후 8시 이후 모든 항공기가 결항된 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50분 기준 현재 항공기 68편(출발 33·도착 35)이 결항, 20편(출발 7·도착 13)이 지연 운항 중이다.

청주에서 출발한 이스타항공 ZE701편이 이날 오전 9시38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 항공기 운항이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태풍경보가 발효 중인 해상에서는 여객선 운항이 여전히 전면 통제되고 있다.

태풍 다나스의 세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이날 오후 제주도 전 해상의 태풍특보가 차차 풍랑특보로 변경될 예정이지만 여객선 운항은 21일쯤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산지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또 이날 밤까지 북부와 산지를 중심으로 바람이 강하게 부는 한편, 해상에서는 강풍의 영향으로 물결이 2~5m로 매우 높게 일겠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태풍 다나스는 이날 낮 12시 진도 서쪽 약 50㎞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며 "현재까지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추가적인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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