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주대학교 앞 4중 추돌사고 직전 화물트럭이 사고 2~3분 전 비상등을 켜고 잠시 멈춰섰던 모습이 포착됐다. 다시 출발한 화물트럭은 경적을 울리며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버스 2대와 1톤 트럭을 들이받았다.

지난 6일 저녁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 4중 추돌사고 현장을 목격한 이재성씨(31)는 뉴스1 제주본부와의 통화에서 “사고 직전 화물트럭이 정차했던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5·16도로에서부터 사고 화물트럭과 같은 방향으로 주행했던 이씨에 따르면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화물트럭은 사고 직전 갓길에서 20초가량 정차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비상등을 켠 채 잠시 멈춰섰던 화물트럭은 다시 출발한 지 2~3분 만에 추돌사고를 냈다.

이씨는 “화물트럭은 비상등을 켜면서 주행하고 있었는데 정차할 때 보니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시 출발한 화물트럭은 제 차 옆으로 지나가며 경적을 울리더니 빠른 속도로 사거리로 진입하고는 바로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이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제주대 입구 사거리로 진입하는 제주시 방향 도로 3차선에서 파란색 1톤 트럭이 지나간 직후 화물트럭이 경적을 울리며 진입한다.

주변 차량보다 빠른 속도로 사거리를 통과한 화물트럭은 바로 1톤 트럭과 시내버스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후 멈춰섰다.

이씨가 목격한 사고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충격으로 1톤 트럭은 전복됐으며 시내버스 1대는 도로 옆 도랑으로 굴러떨어졌다.

당시 전복된 버스에서는 깨진 뒷면 유리창문 사이로 승객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사고 버스 주변에도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고 한다.

이씨는 버스 뒷면 유리창의 번호판을 젖혀 출구를 확보한 뒤 버스 안으로 들어가 부상자들의 구조를 도왔다.

이씨는 “버스 기사님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셔서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했다”며 “지인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부상자들을 부축해 탈출을 도왔다”고 전했다.

이씨는 당시 처참한 현장 속에서 중상자들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이씨는 “앞문 쪽에도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분은 안타깝게도 의식이 없었다. 다른 분은 다행히 의식이 있어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옆에서 돕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오후 5시59쯤 제주시내 방향으로 달리던 화물트럭이 시내버스 2대와 1톤 트럭을 잇따라 들이받으면서 총 62명의 사상자를 냈다.

7일 오전 7시 기준 현재 3명이 사망하고, 5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화물차량 브레이크 과열 또는 과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 조사 및 정밀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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