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사망자를 포함,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주 4중 추돌 사고 원인이 8.5톤 트럭의 브레이크 과열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7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59분쯤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제주시내 방향으로 달리던 8.5톤 화물트럭이 1톤 트럭을 추돌한 후 정류장에 정차된 시내버스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모씨(28)와 이모씨(32), 박모씨(71)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1톤 트럭 운전자인 신모씨(52)와 김모씨(21), 김모씨(20), 이모씨(21), 외국인인 D씨(20) 등 5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8.5톤 화물트럭 운전자 A씨 등 모두 54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받고 귀가한 상태다.

경찰은 현재 사고 원인을 브레이크 과열에 따른 페이드 현상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연속해서 밟으면 패드와 라이닝이 가열되면서 제동력을 상실하는 페이드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화물차가 지나온 5·16도로의 경우 내리막길이 이어져 트럭 브레이크 라이닝이 가열되며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8.5톤 트럭 운전자 역시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와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주시 화북동의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8.5톤 트럭에 대한 감식 작업에 나섰다.

날이 밝고 제 모습을 드러낸 트럭은 차량 전면부가 완전히 파손된 상태로, 사고 당시 충격을 실감케 했다.

범퍼는 온데간데없고, 프런트 패널은 뒤틀려 내부 부품들이 차량 밖으로 튀어나온 상태였다.

직접적으로 추돌한 것으로 보이는 측면 부분은 움푹 파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국과수는 이날 감식을 통해 트럭의 브레이크 이상 여부, 운행 기록계 등을 들여다본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진 약 열흘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안이 사안인만큼 최대한 빨리 원인이 규명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운전자 조사를 통해 과적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제주도 역시 대형교통사고 발생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종합대책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사고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또 피해자 후송병원에 10명의 공무원을 배치해 가족과 연락을 취하는 한편 보상 방법과 보상규모 등을 논의 중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사업용자동차 대형 교통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3급 교통사고로 구분됐다"며 "3급 사고는 행정시에 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되지만 이번 사고는 최근 10년 내 사상자가 가장 많은 대형 사고임을 감안해 도 주관으로 사고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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