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제주보건소 인근 도로에는 연신 시끄러운 차량 경적 소리가 울려댔다.

보건소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한 차선이 꽉 막힌 탓이다.

앞서 온 차량 한 대가 빠져나와야 겨우 한 대가 진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들 모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다.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주차장에 들어서자 수백명의 시민들이 3열 종대로 줄을 서 있었다.

검사 대기자 중에는 앳되 보이는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편한 복장으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있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제주에서 잇따라 학생 확진이 이어지며 확진자 혹은 밀접 접촉자와 같은 학교·학원에 다니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동선이 겹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달 들어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는 제주중앙고, 오현고, 제주중앙여고 등 3개교다.

특히 제주국제대 레슬링부발 집단감염이 확산한 제주중앙고에서만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레슬링팀 확진자 중 일부가 방문한 노래방과 PC방에서 유흥주점 ‘파티24’, 제주중앙고등학교까지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평소 학교와 학원만 다니는데 같은 학원에 다니는 친구 중 한 명이 중앙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말을 듣고 왔다"며 "혹시 몰라 친구들과 함께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잇단 학생 확진 여파로 도내 총 16개교가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하고 감염 차단에 나선 상태다.

학생 뿐 아니라 이달 들어 노래방·유흥주점·PC방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확산하며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가 급증하며 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명을 넘어섰다.

일주일 전인 지난 4월28~5월2일 일일 평균 2.71명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별진료소를 찾는 인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1895건, 7일 2013건, 8일 1810건, 9일 1985건의 검사가 진행됐다.

또 지난 9일 확진자 동선 중 서귀포시 소재 명물천목욕탕이 공개된 데 이어 이날 제주시 연동 향수목욕탕에 대한 동선이 공개되며 방문자들의 검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태봉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최근 가족 및 동일 생활 집단 내 연쇄 감염과 함께 환기가 잘 안 되는 실내에서의 감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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