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도 원격이겠다, 불안하다며 비행기표 끊어서 올라가고 있어요."

11일 오전 제주대학교 캠퍼스. 막 첫 강의가 시작될 시간이지만 제주대학교 교정은 어느 때보다 한산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수업에 늦어 뛰는 학생도, 무리지어 강의동으로 들어가는 학생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9일부터 제주대학생 13명이 무더기로 확진되며 이날부터 대면 강의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많은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인문대학 건물은 폐쇄 안내문만 붙은 채 굳게 닫혀 오가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문대학 건물과 멀지 않은 기숙사에서는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캠퍼스에서 만난 한 학생은 "어제부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검사 받으러 가는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불안하다면서 표 끊고 고향으로 가는 기숙사생도 꽤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확진자와 같은 수업을 받거나 접촉한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제주보건소에 몰려가 진단검사를 받았다.

한때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주차장을 넘어 보건소 밖까지 수백미터의 대기줄이 형성될 정도였다.

같은 시각 캠퍼스에는 경광등을 켠 119구급차가 도착하며 긴장감을 더하기도 했다.

기숙사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학생을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허탈하게 만든 건 확진자들의 방역수칙 위반 소식이었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중 일부가 5인 이상 모여 식사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허탈감과 분노가 교차했다.

대학원생 A씨(26)는 "4월부터 도내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는데 그 와중에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니 화가 난다"며 "안 그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니 차원이 다른 불안감이 몰려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학생 무더기 확진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제주대학교 측은 학생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확산을 차단할 방침이다.

제주대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전체 교과목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동아리 활동과 학생회 활동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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