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던 제주 전통시장 화재를 막아낸 상인 3인방이 있다.

양은석(42)·이명준(43)·조명섭씨(50)다.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상인인 이들은 지난 7월 31일 오후 2시5분쯤 시장의 한 식당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터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 곧장 현장으로 뛰쳐 나갔다.

일찍이 이 식당 주인은 생선을 굽던 중 주변에 불이 붙자마자 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섰지만 이 때는 이미 식당 안으로 불이 번지기 시작한 때였다.

현장에 도착한 세 사람은 망설임 없이 식당 옆에 설치돼 있던 비상소화장치함에서 소방호스를 꺼내 주변에 있던 소화전에 연결한 뒤 식당으로 달려가 불을 끄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 있는 소방대원들이 빠르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시장 안 출동로를 확보하는 데에도 힘썼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는 보조를 자처하며 끝까지 힘을 보탰다.

불은 식당 내부를 모두 태운 뒤 1시간30여 분 만에 꺼졌지만, 모두의 노력 덕분에 다친 사람이 나오거나 불이 인근 점포에 옮겨 붙는 등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세 사람이 이처럼 긴급한 화재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시장 전문의용소방대원으로서 평소 전통시장 화재에 특화된 교육과 훈련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2019년 8월에 도입된 전통시장 전문의용소방대는 현재 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제주시 동문재래시장과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 각각 20명씩 구성돼 운영 중이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이번 화재 상황에서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 준 세 사람에게 조만간 표창패를 수여하기로 했다.

박근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장은 "급박한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대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전문의용소방대와의 협업을 통해 화재안전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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