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에는 매년 명절마다 '귀한 손님'이 찾아온다.

일명 '노고록(여유롭고 편안하다는 뜻의 제주어)' 아저씨다.

노고록 아저씨는 지난 13일 쌀 100포대(300만원 상당)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써달라"며 서홍동에 기탁하고 떠났다.

노고록 아저씨의 선행은 무려 21년전부터 시작됐다.

2000년부터 매해 설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홍동주민센터를 찾아 익명으로 쌀을 기탁했다.

그는 쌀을 기부하면서 항상 "어떵 편안허우꽝. 추석명절 노고록하게 보냅서(편안하시죠? 추석명절 여유롭고 편안히 지내세요)'라는 글을 남긴다고 한다. 그래서 노고록 아저씨다.

그는 한사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길 꺼려해 20년째 익명의 독지가로 불린다.

진은숙 서귀포시 서홍동장은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해마다 쌀을 기탁하는 노고록 아저씨의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나눔 문화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귀포시에 노고록 아저씨가 있다면 제주시에도 또 다른 '얼굴없는 천사'가 있다.

그의 선행도 2001년부터 20년이 됐다.

설과 추석 때마다 10kg들이 쌀을 1000포대씩 제주시에 기탁한다. 20년간 그가 기탁한 쌀포대는 2만포대가 넘고 액수로는 7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제는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쌀을 기탁해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60대 후반에서 70대초반의 사업가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어떤 사연이 있어 오랜기간 쌀을 기부하는 지, 이름과 정확한 직업이 무엇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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