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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 결실량 급감…보존·복원 대책 시급

기사승인 2021.10.2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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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의 구상나무 결실 2016년(위) 2021년(아래)© 뉴스1
5월 초 급격한 기온 저하에 이어 해충 피해까지 겹쳐 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의 결실량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라산 구상나무의 구과(열매) 결실량을 모니터링한 결과, 구과가 맺힌 나무가 거의 없으며 달린 구과마저도 해충 피해를 심각하게 입어 보존 및 복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결실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는 백록담을 포함해 Y계곡, 백록샘, 남벽분기점, 장구목, 진달래밭 등 전 지역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한라산 영실 지역의 구상나무 45개체(수고 1.5m 이상)를 대상으로 심층 조사한 결과, 15개체만이 평균 34.8개의 구과를 맺었으며, 이마저도 해충 피해가 심각했다. 작년에는 27개체 중 26개체가 건전했으며, 평균 69개의 구과가 달렸던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10개체에서 구과 3개씩 총 30개를 채취해 관찰했더니 1개만 건전했고, 충실한 종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실한 종자 비율이 95.9%였던 작년과는 현저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봄철 이상기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상나무는 암수한그루로 암꽃은 대개 5월에 달리며 수분이 이루어지면 구과가 되어 10월까지 익는다. 그러나 올해 5월 초 한라산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상고대가 맺히는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있었다.

영실 지역의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일평균기온을 비교한 결과, 구과가 비교적 잘 달린 해였던 2016, 2017, 2020년에는 5.0∼18.1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구과가 잘 달리지 않은 해였던 2018, 2019, 2021년에는 10도 안팎으로 유지되다 3.6∼4.5도로 급감하고 다시 회복되는 특성을 보였다.

2018, 2019, 2021년에는 공통적으로 5월 초 상고대가 나타나고 일최저기온이 0.1도까지 떨어지기도 해 개화기의 급격한 기온 변화가 구상나무 구과 결실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어리목, 윗세오름, 진달래밭에서도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간신히 열매를 맺었더라도 해충 피해로 건강한 구과의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구과 표면에 송진이 흘러나오고 형태가 한쪽으로 휘거나 종자가 흩날려 버린 모습과 섭식, 산란, 기거 등의 흔적을 통해 결실 이후 해충 피해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은영 연구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풍매화인 구상나무의 꽃가루 날림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데, 개화와 결실로 이행되는 단계에서 기온이 급강하해 결실량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급감한 구과들에 대한 해충의 경쟁적인 가해는 더욱 심각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임균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내륙과는 달리 제주도 한라산 구상나무의 경우 해거리 현상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구상나무 결실량 감소 원인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pcs4200@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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