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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리비언과 테슬라

기사승인 2021.11.12  14: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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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고문. © News1
지난 10일 미국 월가에선 전기차 시대의 가속을 예고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언(Rivian)이 나스닥 상장 첫날 대박을 친 것이다. 공모가 78달러로 시작한 주가는 29% 폭등한 106.75달러로 마감했다. 이튿날 리비언은 첫날보다 22% 상승하며 122.99달러가 됐다.

리비언의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986억 달러로 GM(860억)과 포드(770억)를 제쳤고, 둘째날 1000억 달러를 가볍게 돌파했다. 리비언은 테슬라에 이어 미국 시총 2위 자동차 메이커가 됐다. 10월 말까지 전기 픽업트럭 156대를 출고했을 뿐인데 말이다. 이 현상을 놓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래스고 기후회의(COP25)가 탄소배출감축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전기차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20세기 미국 자동차의 대명사는 포드와 GM이었다. 모두 내연기관차였다. 배터리로 가는 21세기 전기차의 시대에선 누가 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인가. 혼란스럽다. GM과 포드도 기후변화 시대에 대비해 탈(脫)내연기관을 선언했고 또 전기차 스타트업이 여럿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테슬라와 리비언의 치열한 경쟁에 관심이 집중된다.

픽업트럭과 SUV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리비언은 픽업트럭 모델 'R1T' 출고와 함께 상장 대박을 터뜨린 후 곧 이어 SUV 모델 'R1S'를 출시한다. 테슬라도 전기차 픽업트럭 모델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곧 출시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는 잘 알려졌다시피 남아공 출신 일론 머스크가 2009년 전기차 SUV 모델 '로드스터'를 내놓으면서 바람을 일으킨 전기차 돌풍의 주인공이다. 반면 리비언은 2009년 창업해서 12년 동안 조용히 실력을 갖춘 후 올해 자동차를 처음 출고한 느림보 회사다. 같은 전기차 메이커지만 테슬라와 리비언은 회사 문화가 판이한데, 미국 언론의 분석을 종합하면 그 기업문화의 차이는 두 회사의 CEO의 개성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리비언의 창업자이자 CEO는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의 'RJ 스카린지'다. 초등학교 때 고장난 동네 차를 고쳐준다며 공구를 들고 다닐 정도로 자동차에 관심을 가졌고 고등학교 때 자동차 회사를 갖는 게 꿈이었던 소년이었다. 공대에 입학하면서 자동차가 환경을 더럽힌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의 생활 태도가 친환경적으로 바뀌었다.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며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했고 세탁기를 쓰지 않고 손빨래를 했다. 또 채식주의자다.

그럼에도 자동차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계속 영글어 갔다. 그의 학창시절 취미 중 하나는 픽업 트럭을 몰고 포장되지 않은 거친 사막을 돌아다니는 모험이었다. 그는 화석연료를 게걸스럽게 먹으며 공기오염이나 온실가스를 내뿜는 자동차가 아니라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트럭이나 SUV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창업했다.

기세등등한 테슬라의 그림자에 가려 창업 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리비언이 업계의 관심을 끈 것은 2018년 LA오토쇼에 픽업트럭 모델 'R1T'와 SUV 모델 'R1S'를 선보이면서다. 최고 경영자 스카린지의 자동차 철학에 부응하여 포장과 비포장 도로를 가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픽업트럭과 SUV 시제품에 관람객들의 호의적 반응이 쏟아졌다.

LA오토쇼를 계기로 투자 및 파트너십 제의가 쏟아졌다. 탄소제로를 선언한 아마존이 2030년까지 리비언이 만든 배달용 전기 밴트럭 10만대를 구입하기로 지분참여 계약을 했다. 블랙록, 피델리티, 포드자동차 등의 투자가 잇따랐고 2년간 약 80억 달러의 투자기금을 확보했다. 올해 1월 초 뉴욕 월가는 차 한 대도 팔아보지 않은 리비언의 시장가치를 대략 270억달러로 추정했고 이를 본 뉴욕타임스는 “만약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 스타트업이 있다면, 그건 리비언일 것이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와 리비언은 장차 미국뿐 아니라 세계 전기차 시장을 놓고 라이벌로 경쟁을 벌일 것이다. 무엇보다 두 전기차 회사 CEO 일론 머스크와 RJ 스카린지의 성격, 자동차철학, 생활 스타일 등이 비교되며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리비언의 픽업 트럭 R1T는 낚시 캠핑 사막여행 등 비포장도로도 달리게 제작된 랜드로버형으로 단단하면서 고급스럽게 디자인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CEO 일론 머스크의 취향을 반영한 듯, 기묘하게 각진 디자인으로 우주영화에나 나옴직한 모습이다. 전기차의 선두주자 테슬라와 추격자 리비언의 전초전이 소비자 취향을 따라 시장을 나눠먹을지, 또는 소비자의 취향을 바꿔놓는 경쟁을 벌일지 관심거리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먼저 세워 우주사업에 손을 대고 나서 곧 테슬라 자동차를 손에 넣었고 태양광발전 기업인 '솔라시티'를 세우는 등 속도전과 기선제압에 능하다. 스카린지는 모범생 엔지니어답게 차근차근 치밀하게 일을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미국 언론은 두 최고경영자의 성격과 이미지를 영화 캐럭터와 비교했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일론 머스크의 분신으로 얘기된다. 머스크는 허세와 쇼맨십이 강하다. 트위터는 그의 마케팅 도구다. 수천만 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상대로 거침없는 논평으로 주가를 올리기도 하고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는 두 차례 이혼했고 팝스타와 염문이 끊이지 않는다. 머스크의 어머니는 남아공의 인기 여배우였다.

스카린지는 영화 '슈퍼맨' 주인공 클라크 겐트를 연상시키는 캐럭터다. 검은테 안경을 쓴 그의 모습은 초기 수퍼맨 주연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리브를 닮았다. 스카린지는 엔지니어의 아들로 태어났고 자신을 과장해서 드러내지 않는다. 회사 행사에 아내와 세 아들을 데리고 나오는 매우 가정적인 남편이다.

“기업공개에 조급하지 않고 우리 능력을 보여주고 성능이 스스로 말하게 할 것이다”라는 스카린지의 소신에서 리비언의 기업문화를 알 수 있다. 그가 보는 전기차 시장은 승자독식이 아니라 기존 자동차회사와 스타트업 모두에게 기회가 된다는 생각이다.

일론 머스크는 1971년생으로 50세다. 스카린지는 1983년생으로 38세다. 열두 살 차이의 두 CEO가 전기차 시장의 모습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관심거리다.

아직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기차의 점유율은 5% 이하다. 그러나 세계를 휩쓸고 있는 '2050탄소중립'의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2020년대의 자동차 담론은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와 '슈퍼맨' RJ 스카린지가 당분간 이끌 모양이다.

21세기 자동차 시장은 미국만의 것이 아니다. 한국 중국 유럽 등 세계 여러곳에서 일론 머스크에 도전하는 신예 기업인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뉴스1 고문>

(서울=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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