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삶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바뀔만큼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제주관광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내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제주관광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만명을 넘었다.

9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올해 누적 제주관광객은 1118만2842명(외국인 4만5457명)이다.

이달에는 일주일만에 26만명이 찾았다.

지난해는 연말에 겨우 1000만명을 넘었지만 올해는 최근들어 매달 100만명 이상 방문한 것을 고려하면 최종 1200만명 이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관광지로서 변함없이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예전과는 달랐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 숙소, 여행시기 등 코로나 이후 적잖은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 이후 2년.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은 제주관광에는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관광=건강'…비대면 및 웰니스 인기
코로나 이후 제주관광시장에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비대면과 웰니스 관광지의 성장이다.

웰니스 관광은 코로나 이전에도 주목을 받았지만 코로나 이후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난 힐링', '안전하고 건강한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제주관광공사가 제주관광 공식 포털사이트 '비짓제주' 조회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같은 트렌드가 반영됐다.

'비짓제주'에서 올해 가장 많은 조회수(9만7168회)를 기록한 관광지는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으로 조사됐다.

비자림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위, 지난해 3위 등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긴 세월이 느껴지는 비자나무 숲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고 주변에 우도, 성산일출봉, 만장굴, 함덕 해수욕장, 월정해변 등의 명소를 가까이 두고 있는 점 등이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

2위는 우도해양도립공원(9만384회), 3위 사려니 숲길(8만9148회), 4위 성산일출봉(8만5079회), 5위 만장굴 (6만1211회) 순이다.

이어 6위 새별오름(3만4974회), 7위 천지연폭포(3만4429회), 8위 협재해수욕장(2만7209회), 9위 함덕해수욕장(2만1938회), 10회 섭지코지(2만983회) 등이다.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숲길은 조회수 50위권 밖이었지만 웰니스관광지로 각종 미디어의 조명을 받아 18위(1만5943회)로 상승했다.

반면 코로나 이전 인기를 끌던 테마파크나 박물관류의 관광지는 조회수 순위가 하락했다.

모 테마파크는 2019년 18위에서 올해 30위로, 또 다른 테마파크는 21위에서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성수기가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제주관광의 또 다른 특징은 '사라진 성수기'다.

제주관광은 2010년대 들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수가 대동소이해 성수기 의미가 점점 무뎌지고 있기는 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이런 추세가 더 확고해졌다.

7~8월 등 전통적인 성수기 개념이 사라지고 확진자 감소 추이와 방역 정책에 따라 관광객이 들쑥날쑥했다.

올해에는 7말8초라는 여름철 휴가 공식이 깨졌다.

평년같으면 극성수기인 8월초에는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10% 이상 감소했다.

게스트하우스 등 집단감염 여파였다.

결과적으로 8월 내국인관광객은 98만명대에 그쳐 극성수기의 체면을 구겼다.

이후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11월에는 120만명을 기록해 2019년(117만5213명)보다 늘었다.

◇코로나 이후 숙소 '고급, 독채, 외곽' 선호
코로나 영향을 받은 숙박업계의 트렌드 변화는 '특정업종 쏠림'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숙박업체는 늘어나 경쟁은 더 뜨거워졌지만 관광객들이 도심을 벗어난 고급 독채 숙소를 선호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코로나 이후 제주지역 숙박업 변화 및 시사점'에 따르면 도내 숙박업체 예약률은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2~4월 20%대로 떨어졌으나 빠르게 회복돼 올해 2월부터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도내 객실수는 7만6000실로 2015년 12월 도내 객실수 5만2000실보다 2만4000실이 증가했다.

숙박업체도 2019년 12월 5632곳에서 올해 6066개로 늘었다.

한은 제주본부는 코로나 이후 관광객들이 가격이 저렴한 도심지 소규모 숙박업소 대신 돈을 더 주더라도 고급 숙소, 그중에서도 외곽지를 선호한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이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엔비'에 속한 객실 2353실을 분석해보니 고가 숙소의 예약률이 높았다.

특히 타인과 접촉 가능성이 높은 공유실보다는 독채형과 개인실의 예약률이 높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독채형의 예약률은 코로나 이후 21.3%p 높아졌다.

또한 숙소 위치도 숲과 바다 등 자연경관과의 접근성이 좋은 외곽지역(읍면)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제주본부는 "코로나 발생 이후 자연 경관을 감상하기 용이한 외곽지역에 위치한 고가의 독채형 숙소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온라인 상에서의 평판이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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