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훼손 논란으로 진통을 앓았던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가 재개된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시 비자림로(대천~송당) 확·포장 공사에 대한 설계 변경이 완료돼 공사 재개를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2년여 만에 재개되는 이번 공사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환경저감방안 협의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는 일부 공사 계획을 수정하고 법정보호종 이주 및 보호울타리 추가 설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됐던 대천교차로부터 금백조로 입구까지 2.94㎞ 구간을 기존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하는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전체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하되 도로 폭은 21m에서 16.5m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나무 벌채 구간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삼나무 숲 벌채 계획으로 논란의 중심이었던 제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6㎞ 구간)은 폭 8m의 중앙분리대 설치 계획을 취소했다.

제주도는 지난 17일 법정보호종의 보호를 위한 울타리 설치 공사에 착수했다. 이 공사는 2개월가량 소요될 예정으로 이후 본격적인 도로 확·포장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는 그동안 착공과 중단, 재개, 중단을 반복해왔다.

지난 2018년 최초 공사 과정에서 삼나무 915그루가 잘려나가며 환경 및 경관 훼손 논란이 일자 같은 해 8월8일 공사는 중단됐다.

2019년과 2020년 몇차례 공사 재개 움직임이 있었으나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과 함께 환경단체 반대,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요구로 다시 중단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후 제주도는 보완 설계 및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재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영산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가 완료됨에 따라 이번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어 또다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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