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치러지면서 쟁점보다는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제주시을 선거구는 5회 연속 국회의원을 배출한, 포기할 수 없는 텃밭이다. 이번 선거의 시발점이 된 오영훈 전 국회의원의 사퇴 후 표밭을 잘 정비하지 않는다면 다음 총선 역시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를 통해 18여 년간 이어진 제주지역 총선 참패를 설욕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 21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재정비한 조직력을 검증하는 것은 물론 이번 선거 승리시 지방정가 구도 재편을 통해 지역내 당력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50)는 지난 15일 제주도당 선거대책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진영 대 진영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주의자, 민주당 세력이 우리를 얼마나 기만했는지, 현재까지 얼마나 업신여기고 있는지 도민들이 잘 알게 된다면 이번 선거에서 우리당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부 후보가 “전라도화”, “기울어진 운동장” 등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역감정 조장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7일 제주지역 언론 4사(뉴제주일보·KCTV제주방송·헤드라인제주·제주투데이)가 공동 주관한 초청 대담에서 나왔다.

부상일 후보는 지난 4차례 총선 도전과 낙선 원인에 대한 질문에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버린 것 같다. 도민들이 현명한 결정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47) 측은 1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제주도민은 물론 다른 지역까지 함께 비하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부 후보의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은 또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도민을 탓할게 아니라 본인이 과연 제주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도민들이 왜 외면할 수밖에 없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무소속 김우남 후보(67)는 연일 민주당 김한규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민주당 탈당과 동시에 출마를 선언한 김우남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사라졌다”며 전략공천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공천은 지방자치시대를 부정하고 도민과 당원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한 중앙당의 폭력행위”라며 “이러한 공천이 아니었다면 출마할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한규 후보의 공천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을 우려가 깊다”며 “낙하산 밀실 전략공천은 민주주의 후퇴이며 말살이다. 의구심 해소와 당원과 도민에 대한 사과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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