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제주의 '골목과 시장'이 변했다. 조용했던 거리가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고 볼거리가 늘면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거리들과 맞닿아 있는 전통시장(상점가)도 옛 정취에 문화, 예술이 더해지면서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제주여행에서 그냥 지나치면 아쉬움이 남는 골목길·전통시장을 소개한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거리'는 시대에 따라 모습과 간판을 달리하기도 한다.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가 꼭 그렇다.

원래 이 곳은 연동·노형동을 중심으로 신제주가 팽창하면서 청춘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신발, 의료,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제주 로데오 거리'라 불려 왔다.

이후 제주시는 2010년 450m 구간 전체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했는데, 2011년 중국 회사 '바오젠'이 직원 1만2000명을 포상관광차 제주로 보내자 당시 우근민 지사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이 거리의 도로명을 '바오젠 거리'로 지정했다. 제주의 작은 차이나 타운이라 불릴만큼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한 가게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그렇게 '바오젠 거리'로 불리던 이 거리는 전국 공모를 거쳐 '누웨마루 거리'로 또 명칭이 바뀌게 된다. 급작스럽게 늘어난 중국인관광객들에 대한 반감이 커진데다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다.

누웨는 '누에', 마루는 '언덕'을 뜻하는 제주어다. 연동 지형이 누에고치가 꿈틀대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거리의 이름이 바뀌자 업종들도 조금씩 변하면서 '제주의 차이나 타운'의 모습도 희미해졌다.

'간판'과 '모습'이 달라졌다고 해도 '누웨마루 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신제주의 중심 상권 중 하나다.

여전히 수많은 음식점과 주점, 의류매장, 액세서리 가게들이 영업중이다.


최근에는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려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많아졌다.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거리예술제'가 대표적이다. 더위를 피해 쉬어갔던 '2022 거리예술제'가 이번 달 재개, 11월11일까지 진행된다.

이달 16·23일에 이어 10월 14·28일, 11월11일에 야외무대에선 브리즈브라스, 게스후씨, 숨비민속무용단, 제주재즈트리오, 퓨전국악팀여락, 아이러브우쿠렐레, 댄스인제주무용단 등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방문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BTS 지민이 당시 누웨마루 거리에 조성된 포토존 앞에서 찍은 인증샷이 전 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덩달아 제주와 이 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 거리의 상인들은 이를 계기로 코로나19로 침체된 누웨마루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배우 장동건과 이준기, 권상우을 비롯해 가수 최강창민, 유노윤호 등 유명 연예인들의 핸드프린팅과 사인이 담긴 조형물도 거리 중앙에 설치돼 색다른 볼거리를 준다.


누웨마루 거리 인근에는 '한라수목원'이 있다. 한라수목원은 제주 자생식물의 유전자원보존과 관찰을 위한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993년 개원했다.

면적만 14만9782㎡에 달하며, 872종 5만여본(양묘장의 어린묘목·야생초본류 제외)이 식재, 전시돼 있다.

빼곡히 들어선 회색 건물과 쉴 새 없이 달리는 차량으로 인한 '탁'한 공기가 아닌 숲에서 내뿜는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도심 속 정원이다. 한라수목원 인근에는 몇몇의 오름도 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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