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지도부에 입성한 건 의도적으로 논란을 일으켜 극우표를 끌어모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제주가 지역구인 김 의원(제주시 을)은 8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의외의 결과였다는 평을 받고 있는 태영호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된 배경에 대해 태 의원이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 "논란이 있었는데 그게 홍보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즉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한 정무적 발언을 해 성공했다"는 것.

태 의원은 지난 2월 12일 "제주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했다. 4·3은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다"고 주장, 4·3희생자 유족들과 민주당 등으로부터 '색깔론으로 4·3과 희생자 명예를 더렵혔다'는 거친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태 의원은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 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받아쳤고 진중권 작가 등이 "그런 식이면 3·1운동도 김일성이 주도했다는 말이냐"고 태 의원을 비난하는 등 시끌벅적했다.

김한규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중에 극우 세력의 표를 가져갈 분들이 많지 않았다. 정미경 후보에게 약간 그런 지지세가 있을 정도였다"며 이런 점을 노린 태 의원이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논란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태 의원이 전략적으로 두 표 중의 한 표는 본인한테 달라고 사실상 얘기한 게 통한 것 같다"며 "(제주도민이자 지역구 의원인) 저의 입장에서는 뻔히 이렇게 당하고 이슈가 되면 홍보가 되는 걸 알면서도 얘기(태 의원 비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씁쓰레 했다.

 

 


태 의원은 8명이 나선 최고위원 경선에서 13.11%를 득표, 김재원(17.55%)-김병민(16.10%)-조수진(13.18%) 후보에 이어 4위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국민의힘 방향과 중요 정책을 결정한 최고위원회 멤버는 김기현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6명의 최고위원 등 10명이다. 6명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뽑힌 5명(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포함)과 김기현 대표가 곧 지명하는 1명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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